익선동이 워낙 핫한 곳이다보니, 혼밥을 상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혼밥을 해야할 상황이 되니, 음식점을 검색해 보았다 두어 군데 기웃거리기도 했으나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은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타입이라. 혼밥은 정말 어려워하는 편이다. 늘 가는 혼밥집은 김밥 00, 0가네 등이다. 왠지 거기에는 혼자 앉을 만한 의자가 많고, 혼밥을 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기 때문이다. 이것 조차 어려울 때면 김밥류를 사서 집에 와 먹거나 사무실에 가져와 먹기도 한다. 참, 먹는 것이 이렇게 부실하다. 동경 하긴, 이 동네에 혼자 돌아다닐 사람이 몇명인가. 아무리 일 때문이라지만 굳이 이 시간에 혼자서 어슬렁 거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어디를 가든 밥은 먹어야 한다. 그것이 혼자든 둘이든, 무..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늦은 밤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 저녁을 사준다는 말에 혹해서 달려갔다. 비싼 걸로 사줘잉. 퇴근이 늦어서 가능한 저녁에는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발길은 경리단길 쪽으로 가고 있었다. 비싼 걸로 사준다공. 카톡으로 보내준 링크를 찾아 약속 장소로 향했다. 몇가지 링크 중 내가 선택한 곳은 마이 스카이라는 루프탑바였다. 보내준 링크 속의 사진이 정말 맛있게 보여서였다. 가는 길 남산이 멋지게 보인다. 그러고 보니, 은근히 요즘 이태원을 자주 가고 있었다. 마이스카이는 이태원 역보다는 녹사평 역에서 가까웠다. 주소를 따라 어두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녹사평 역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서 위로 올라갈 때 조금 무섭다. 특히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
멕시코 음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타코이다. 텔레비전에서 타코 만드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 하고 어설프게 만들었던 나만의 타코. 먹어본 적이 없어서 내가 만든 게 타코구나. 비교의 대상이 없어서 혼자 흡족해하며 타코를 흉내낸 만두 비슷한 것을 먹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토르티야가 없어서 만두피로 흉내만 냈던 첫 작품이었다. 그렇게 해먹고 난 다음, 급 멕시코 음식에 관심이 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딱히 먹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멕시코 여행 가면 꼭 먹어봐야지, 하는 정도였달까. 입구 바로 안쪽 크리스마스 당일 날, 식사 약속을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하기로 결정됐다. 아, 그럼 드디어 타코를 먹는 날이구나 소심하게 흥분되기 시작했다. 타코를 먹기 위해 갔던 레스토랑은 이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