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가족과 같이 사는 사람들은 좀 둔감할 수 있는데,
혼자 사는 분들은 늘상 느끼는 것이다.
올 사람도 없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거나, 늦은 밤 누군가 문을 툭툭 두드리면 소름이 쪽 돋는다.
핸드폰부터 집어든다거나
부모형제나 친한 사람의 전화번호부터 찾는다고 한다.

사실, 가족과 같이 살아도
늦은 밤 초인종이 울리면 놀라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런 것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남자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여자 혼자 사는 분들은 
초인종 소리에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문자가 와도
깜짝깜짝 놀란다.

 

 누구냐, 너.

코로나 19로 인해 집콕을 하게 되면서 이런 불안증은 코로나블루만큼이나 위험스러운 게 되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이즈음, 그럼 낮에는 편안할까.
낮에도 안막커튼 하고 있거나 현관에 남자 구두를 놓거나 문패에 남자 이름을 쓴 이들이라면 이 기분 아실 것이다.

두려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마당이 있는 집에서도 마당에 내놓은 의자에 함부러 눕지 못하고, 옥탑에 사는 이들은 빨래도 밖에 널지 못한다. 
굳건히 실내에서 말리기를 고집하는 이유, 이 정도라면 진짜 심난한 거 아닐까.

TV를 틀면 성폭행, 성추행, 강간, 강도, 살인 등
나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살 소식이 넘쳐난다.
에휴, 어떡해든 살지. 왜 그랬어, 라고 나약한 심성을 나무라던 시절도 지났다.
지금은 안타까워 하면서도 대책은 그다지 얺는 게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혼자사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공포영화에 공감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젊은 여자만 불안에 떠는 것일까?
독거노인들도 힘든 것은 마찬자지이다.

이에, 나는 가끔 옛날 분들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반문하게 된다. 

'우리는 아파트 끝집이라서 항상 문 열어놓고 있어요. 우리 뒷집이 없으니까 마음 편하게 지내는 거지. 뭐.
밖에 화분도 놓고 기를 수 있어서 좋더라고. 끝집이 그런 매력은 있는 것 같아.'

이런 얘기도 즐겁게 듣곤 했는데, 어르신 혼자 사시는 집이라면 문을 꼭 닫고 계시라고 말씀드린다.

독거노인의 경우, 남녀불문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힘없고 연로한 노인들이 미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시절은 이미 다 흘러간 것일까.
너무 호들갑스러운 거 아니야?
이렇게 묻는 분도 계신데, 세상이 하도 무서우니 힘없고 약한 분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문 닫고 지내시고, 이웃집 다니실 때도 열어놓고 다니시지 마시라.

요즈음엔 딱 이런 기분이다.
조그만 창으로 밖을 내다보는 기분이다.
세상을 크게 넓게 못 보고, 그저 작은 창으로 내다보는 기분.
그래서 사실 창밖의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게만 된다.
잘 지내냐?
잘 먹고 있냐?
어디 아프지 않나?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야 할 텐데, 특히 혼자 사는 친구들에게도 관심을 가지려한다.

톡으로 연락이 안 되면 평소보다 더 집요하게 귀찮게 군다.

코로나19도 문제지만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다운 사람살이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BY 아리와 수

728x90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