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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봄을 기다리는 것일까? 아직은 2월말이고, 곧 3월인데 왠지 봄이 온 것만 같이 살래는 요즈음이다. 밤에 한 시간 이상을 산책하면서 기분 좋은 기다림을 느꼈다. 봄이 온다. - 밤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일 때가 있다. 곧 봄이 올 것이다. 그리고 힘들었던 겨울이 딛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산책은 늘상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선택하여 걸었다. 밤이라 낮선 곳이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 한참을 걸어내려가니, 하천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그리고 그 길은 조금 익숙한 곳이기도 했다. 약간의 긴장감은 항상 우리를 들뜸의 상태로 몰고 가니까. 걷다 보니, 한양대 뒷면의 사근동 쪽으로 내려가 청계천 하류의 근린공원에까지 이르렀다. 아, 이런 곳이 있었던가? 저 사..
초겨울을 즐기려는 기분으로 청계천 산책에 나섰다. 종로의 끄트머리에서 더 아래 쪽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아직도 녹색의 이파리가 남아 있다.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남녀가 웃으면서 포즈를 잡고 있기도 하다. 억새도 아름답지만 물에 비친 나무들이 초겨울의 완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또 억새다. 다리를 건넌다. 요 근처에 있다는 유우니 카페를 찾아서 잠깐 쉬기로 한다. 사근동, 한양여대 앞에 있는 아주 작은 카페 유우니. 유우니소금라떼나 로얄밀크티를 마세보자. 맛은 크게 나쁘지 않다. 젊은 남자 둘이서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근데 안이 너무 작고 사진을 찍기 진짜 민망하다. 손님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오면서 겨우 간판만 살짝 찍어봄 위로 올라가 차 한잔을 마시고 왔더니 밤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