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7호선 뚝섬한강유원지역에 갔다가 이렇게 야외수영장이 가까웠나? 내가 모르는 수영장이 개장을 했나? 발걸음을 멈췄다. 계곡은 좋아해도 수영장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가 물에 빠졌던 기억 때문에 수영장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편이다. 근데 전철역에 젖은 머리를 질끈 묶고 짧은 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남녀가 지나가는 것을 보자니, 아, 여름은 역시 수영장이야.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 몰랐다. 뚝섬 근처에 있다고 들었지만 뚝섬유원지역 2번 출구로 나가니, 바로 계단 아래, 편의점 뒤로 수영장이 보인다. 사람들이 청담대교 아래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다. 텐트를 치고 누운 사람도 있다. 자전거를 빌리는 사람도 있다. 수영을 하기 싫은 친구를 위해서슨 자전거를 빌리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뜨겁다. 날씨 한번 요상하다. 폭염 수준의 기온이다. 한낮 32도. 더워서 더이상은 안되겠다. 물가로 가야지. 부모님과 수영장에 간 기억은 꽤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다. 나도 그렇다. 수영복을 철마다 바꿨던 기억. 심지어는 새로 안 사준다고 삐쳤던 기어까지, 모두 여름의 기억이다. 더운 여름 도보여행이든, 국내든 국외든 다 좋다. 아무리 바빠도 주말에는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사회에 살았으면 한다. 뭐, 어디를 가면 어떠랴. 부모님 손잡고 갔던 곳은 어디든 멋진 추억으로 남아 있다. 설악산 등반을 위해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 아픈 것을 내색하지 않았던 나의 엄마, 엄마의 의지에 아무 말 없이 아이들을 이끄셨던 아빠. 뭐, 수영장에서는 화장실 때문에 가족이 난리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난리가 났었던 기억..